이번엔 익숙한 방법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글을 작성해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해봐야지."
실패를 경험한 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난번에는 준비가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다시 도전합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노력하면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그런데 막상 다시 시작해 보면 이상하게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고, 같은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고, 비슷한 전략을 사용합니다.
그리고 결과 역시 비슷하게 흘러갑니다.
그제야 우리는 말합니다.
"왜 나는 또 똑같이 했지?"
분명 실패한 경험이 있었고, 무엇이 문제였는지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행동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런 현상은 인간의 행동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우리는 실패를 통해 배우지만, 실패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새로운 행동을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익숙한 방법이 더 편하고 안전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실패한 방법을 다시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왜 실패한 방법을 다시 선택할까요?

1. 익숙한 방법은 실패했어도 편하게 느껴진다
우리가 어떤 일을 처음 시도할 때는 많은 생각이 필요합니다.
어떤 방법이 좋은지 비교하고, 새로운 정보를 찾아보고, 예상되는 결과를 생각해야 합니다.
반면 이미 해본 방법은 익숙합니다.
어떤 순서로 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대략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은 새로운 방법보다 익숙한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익숙하다는 것과 효과적이라는 것이 항상 같은 의미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시험에서 특정 공부 방법을 사용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보겠습니다.
다음 시험에서는 공부 방법을 바꿔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것은 부담스럽습니다.
"이 방법도 안 되면 어떡하지?"
"새로운 방법을 배우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결국 이전에 사용했던 방법으로 돌아갑니다.
적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 익숙함은 상당히 강력한 힘입니다.
익숙한 선택은 결과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새로운 선택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실패한 방법이라고 해도 예측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선택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꼭 비합리적인 행동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방법이 정말 더 나은 방법인지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익숙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판단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방법으로 여러 번 실패하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때는 "조금 더 노력하면 이번에는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만 반복하기보다 방법 자체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실패의 원인을 잘못 분석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실패의 원인을 잘못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을 실패했다고 해서 원인이 항상 하나인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시험 점수가 기대보다 낮았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공부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야."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시험에는 공부 시간을 늘립니다.
그런데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실제로 문제는 공부 시간보다 공부 방법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내용을 반복해서 읽기만 했다면 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 효과가 크게 높아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는 계획은 잘 세웠지만 실제로 중요한 부분에 충분한 시간을 사용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결과만 보고 원인을 단순하게 판단하면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됩니다.
직장에서 실수가 발생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너무 급했어."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원인은 업무 순서가 복잡했거나 확인 과정이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원인을 "내가 집중력이 부족해서"라고만 생각하면 다음에도 비슷한 환경에서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패를 경험한 뒤에는 단순히 "무엇이 잘못됐지?"라고 묻는 것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목표가 잘못되었는가?
방법이 잘못되었는가?
준비가 부족했는가?
시간 배분에 문제가 있었는가?
환경이 행동을 방해했는가?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있었는가?
이렇게 원인을 여러 부분으로 나누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문제가 발견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다음 행동도 달라집니다.
실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히 "실패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아닙니다.
왜 실패했는지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3.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라는 생각이 반복을 만든다
사람이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심리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지난번에는 운이 좋지 않았다고 생각하거나, 준비가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도전합니다.
물론 다시 도전하는 것은 좋은 태도일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실패만으로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제는 조건은 그대로인데 기대만 달라지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방식으로 공부하고, 같은 시간에 시작하고, 같은 환경에서 행동하면서 "이번에는 더 잘될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실제 결과가 달라질 이유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우연이나 외부 조건 때문에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실패에서 중요한 것은 기대보다 변화된 조건입니다.
지난번과 이번에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더 열심히 할 거야."
라는 말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지난번에는 계획을 세웠지만 실행하지 못했으니 이번에는 하루에 할 일을 세 가지로 줄이겠다."
처럼 바꾸는 것이 훨씬 명확합니다.
또는
"지난번에는 마지막에 한꺼번에 처리했으니 이번에는 마감 며칠 전까지 초안을 완성하겠다."
처럼 행동의 변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 실패에서 얻은 정보가 실제 행동으로 연결됩니다.
실패를 경험하고도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다면 경험은 단순한 기억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 실패의 원인을 찾아 행동이나 환경을 바꾸면 그 경험이 다음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시는 실패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실패한 뒤 다음 시도에서 적어도 한 가지는 다르게 해보는 것에 가깝습니다.
실패한 방법을 다시 사용하는 것은 반드시 어리석은 행동이 아닙니다.
익숙한 방법은 편하고 예측하기 쉽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시 선택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방법으로 비슷한 결과가 반복된다면 한 번쯤 멈춰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정말 다른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가?"
노력의 양만 늘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실제로 문제의 원인을 바꾸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특히 실패를 자기 능력의 문제로만 해석하면 행동을 바꾸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나는 원래 이것을 못해."
"나는 집중력이 부족해."
"나는 항상 이런 실수를 해."
이렇게 생각하면 해결해야 할 구체적인 문제가 사라져 버립니다.
반대로
"지난번에는 시작이 너무 늦었다."
"확인 절차가 없었다."
"계획이 너무 복잡했다."
처럼 행동을 구체적으로 바라보면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생깁니다.
결국 실패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실패는 결과이지만, 그 결과가 만들어진 과정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그 원인을 하나씩 찾아내고 다음 행동을 조금씩 바꾸면 같은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반복되는 실수에는 행동만큼이나 강력한 요소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감정입니다.
우리는 화가 났을 때 평소와 다른 말을 하기도 하고, 불안할 때 성급한 결정을 내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감정이 가라앉은 뒤에는 "그때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라고 후회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슷한 감정이 다시 생기면 또 비슷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왜 감정이 격해지면 나중에 후회할 행동을 할까? — 감정과 판단의 관계」를 통해 감정이 우리의 선택과 반복되는 실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